락스 냄새를 바로 알면
유한락스를 더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나가던 사람2022.04.03 05:46
우연히 이 게시물과 댓글들을 읽게 되었는데 아주 재밌게 하나하나 다 꼼꼼히, 어떤 부분은 좋아서 곰곰히 곱씹으면서 읽었습니다. 게시물과 댓글의 형식으로 몇년에 걸친 서사가 담겨있는 아주 좋은 글이네요. 지금 약간 벅차올라서 너무 좋았던 부분들을 주저리 주저리 남기고 갑니다.

1. 정현서님
관리자님의 댓글 중에 이런 표현이 있었습니다.

"정현서 학생과 저희 유한 크로락스 모두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우연히 세상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이 구절에서 약간 일본 농구만화에 나오는 것 같은 깨달음의 순간이 왔습니다. 선수들이 각자의 포지션에서 각자의 경기를 하는 것처럼, 질문자님은 당시 초등학교 4학년의 삶에서 최선의 삶을 사셨던것 같습니다. 이 게시글이 오랫동안 인터넷에서 회자된건 답변자님이 한줄로 잘 표현해주셨듯이, 방학숙제에 최선을 다하는 초등학교 4학년생과 자기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유한크로락스사 직원분들의 크로스가 멋진 합을 이뤄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멋진 청소년이 되셨겠지만, 이 글에 있는 정현서님의 모습은 어린이를 불완전한 존재로 혹은 기껏해야 기특한 존재로만 보는 세간의 편견을 깨주셨습니다. 사람이 어떤 위치에 있든 본인의 삶에서 최선의 농구를 한다면, 그것만큼 멋진게 없구나 싶은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반짝반짝함을 가지신 분 같습니다. 그 반짝반짝함이 정현서님만의 색채로 더 여러갈래로 뻗쳐가며 꿈을 펼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지금도 그 길목에서 중학교 3학년의 최선의 농구를 하고 있지 않으실까 사료됩니다. 그리고 2020년에 다신 댓글에서
"어떤 실험이든 모든 실험은 반복해서 더 정확한 실험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배워 상추로 실험을 다시 한 건데"
-> 이 부분 너무 멋있었습니다..
댓글 읽는 내내 두번째 상추모종 실험결과가 계속 궁금했는데 그 실험은 망하셨군요? 너무 궁금했습니다. 비록 두번째 실험은 실패했지만, 첫번째 실험 결과가 나오고 예상과 다른 결과에 여기 질문을 올리시고 두번째 실험을 준비하신다는 것 자체가 존경의 마음이 드네요. 저는 왜 한번도 정현서님처럼 끝내주는 방학숙제를 해볼 생각을 안해봤을까요. 지금부터라도 상추모종 실험을 준비하던 질문자님처럼 제 삶에서 중요하고 흥미롭게 느껴지는 일들엔 끝장을 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살아야겠습니다.

2. 유한크로락스사
이 하나의 게시물에서 느껴지는 회사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독해 곰팡이까지 죽이는게 아닌, 곰팡이만 죽이는 유한락스>에 사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를 풀고 안전한 위생관리에 조력할 수 있도록 CS부서 및 연구부서, 그리고 제가 알지 못할 부서들까지, 조직의 전문가들이 유기적으로 뭉쳐서 본인들의 일을 위해 골몰해온 느낌이 들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이 게시판의 답변들은 종종 트위터에서 화제가 될 때가 있어서 몇 번 본 적이 전에도 있었는데, 질문자가 일상언어, 특히 소비자의 언어로 뭉뚱그려서 말을 하면 그걸 전제와 가설로 분리해서 첫 문단에 정리한 후 하나씩 과학의 언어로 답변해주신 것이 감명깊었습니다. 저는 정규교육과정을 지나는 동안 과학을 지독히 싫어하는 문과생이었고 성인이 된 지금도 그렇게 살고 있는데, 이 게시판을 보면서 아 이게 바로 비과학 혹은 반과학과 싸워오며 기술문명을 현수준까지 끌어온 과학적 사고방식의 유서깊은 투쟁과 좌절과 끈질김과 기타등등이구나.. 역사는 이런 방식으로 하나씩 하나씩 축적되어 진보해왔구나.. 싶었습니다. 저 같은 무식자도 여러번 읽으면 뭘 말하시는 건지 대략적으로 어렴풋이나마 살짝 이해하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끊임없는 오해를 이해로 바꿔나가려고 노력해오신 유한락스 직원 여러분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기업인데 조직 분위기가 이런 면에서 굉장히 색다른거 같아요. CS 게시판에 연구소를 비롯한 여러 부서의 직원분들이 함께 논의하면서 답변을 다신다는게 참 인상적입니다. 단순한 판매-소비를 위한 대응이 아니라 유한락스가 정확히 어떤 제품인지 이해시키고 안전한 사용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하시는 것, 그리고 그게 위생과 궁극적으로는 공중보건이라는 아주 중요한 사회조건에 영향을 끼친다는게 멋집니다. 어릴 때 유일한 박사님 위인전을 읽은 적이 있지만 창립자뿐만 아니라 지금 일하시는 직원분들 덕분에 귀사는 참 사회공헌적인 기업인것 같습니다. 사회공헌을 이 회사니까 할 수 있는 과학적 설득의 방식으로 하시는 것 같아 더욱 좋습니다. CS 게시판에 계속 비슷한 질문들이 쏟아지는 것을 답변하고 관리하고 하는 것도 인력이 많이 필요한 일일텐데, 언제든 궁금한 점이 있으면 직접 질문하라고 하시는 말씀에 귀사의 큰 그릇을 느껴버렸습니다. 부디 오래오래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런 문화를 가진 기업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게 참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 CS 게시판 담당자님
전직원이 임원화가 되거나 전직원이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에 곤란할 정도로 전직원이 함께 이 게시판 답변에 힘써주시지만, 그래도 이걸 정리해서 글을 올리고 답변해주시는 관리자님은 따로 있으신거 같은데요, 팬이 되었습니다. 논리적이고 정연하게 설명하는 답변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도 이 훈훈한 게시글의 답변에선 센스있고 유머러스한 멘트까지. 요란스러운 유머감각이 아니라 진중함속에 디테일하게 숨겨놓은 유머가 너무 즐거웠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답변이요.-> "세상의 너무 많은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오직 한국 사회의 살생물제 오남용 문제를
완화 혹은 종식시키는 목표와 그 인접 과제만

최선을 다해 해결하겠다는

처음 시작할 때의 소심함 만큼은 계속 유지하겠습니다."

뭐 웃자고 하시는 소리는 아니셨겠지만, 말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조금씩 바꿔끼는 방식으로 포인트를 주시는 글쓰기 방식들이 짧고 간결한 멘트에서 효과적으로 드러나서, 아니 이 분은 과학적 사고방식의 유한크로락스 전문가인데, 글도 이렇게 잘 쓰신단 말인가? 저도 나름의 최선의 농구를 하겠지만 세상엔 불공평한 점이 있는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글재주 이런걸 떠나서, 그 밑에서 느껴지는 진심들이 좋았습니다. 회사나 관리자님을 향해 댓글들에서 쏟아지는 박수에 그보다 질문자님을 앞세워 방향이 가도록 유도하시는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질문자님의 개인정보 보호 앞에선 단호한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만 참 보기 좋았습니다. 질문자님이 직접 올리신 정보도 후에 연락되었을 때 직접 식별할 수 있는 장치를 해놓으시고 없애버리신 것도 신기했고, 여러 직원분들이 의논해서 진행하신 일 같던데, 원칙을 원칙대로 지키기 위해서 일을 이런식으로 할 수도 있구나, 장치가 뭔지 궁금하기도 한데 발상 자체가 창의적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유한크로락스사 직원분들도 어쩌면 초등학교 4학년때 정현서님급의 방학숙제를 하던 분들 아니었을까요?

최근 본 각종 형태의 글들 중에서 역대급으로 감명깊게 읽어서 그만 너무 감상을 길게 써버렸네요. 저는 이 페이지를 북마크 해놓고 몇년 후에도 가끔 들여다볼 생각입니다. 그때는 어떤 댓글이 달려있을지, 어떤 답변들이 달려있을지 궁금하네요. 그때는 정현서님이 과학 꿈나무로서 꾸던 꿈을 이루셨을지, 아님 또 다른 멋진 길을 발견하셨을지도요.
파일 첨부

여기에 파일을 끌어 놓거나 파일 첨부 버튼을 클릭하세요.

파일 크기 제한 : 0MB (허용 확장자 : *.*)

0개 첨부 됨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