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동안 가슴속에 묻어놨던 일이 있는데
유퀴즈를 보고서 조심스레 여쭤봅니다.
4년전 저희 아이가 3살 때
어린이집에서 락스를 마시고 응급실에 실려갔었습니다.
선생님께서 락스원액을 물컵에 담아 창가에 올려놓으셨는데
저희아이가 본인 물컵 색이랑 같아서 식수인 줄 알고 마셨습니다.
처음 응급실에 실려왔었을 때 사지가 축 쳐지고
얼굴이 새까맣게 변해있었는데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락스 마신 걸 모르고
밥을 먹다 토해서 119에 신고한 거라고 말씀하셨고
병원에서도 지켜보다 체한 거 같다며 소화제만 처방해 주셨고 한 시간도 채 안 되서 나왔었습니다.
집에와서 보니 아이한테 락스 냄새가 났고
입었던 옷이 하얗게 변색되어 있었지만
락스를 마셨을거라곤 전혀 상상지도 못했기에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계속 목이 아프다고 했고
침을 삼키고 물을 마실 때마다 울었습니다.
유치원 선생님께서 저희 아이가 갑자기 토해서
본인 손을 입 속에 집어놓고 게우게 하는 바람에
목이 부었을거라 하셨습니다.
그리고 저녁이 되서야
아이가 락스를 마시게 된 걸 알게 되었고(cctv확인)
그제서야 분당서울대병원? 수원아주대병원?으로
찾아갔습니다.
응급실에서는 시간이 너무 지나서 위세척은 못 하겠고
내시경을 보자니 아이가 너무 어리고 계속 아파서 우니깐
내시경카메라를 입 속으로 넣기가 힘들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조치도 처방도 받지 못 하고 돌아왔었습니다.
그 때 의사선생님께서 희석된 걸 마셨는 지 물어보셨는데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오셔서
화장실 청소를 위해 원액을 담아놓으셨다고 하셨습니다.
제가 궁금한 것은
그렇게 어린 아이가
락스 원액을 마시게 되면 기도나 다른 부위에 손상이 있는지가 알고 싶습니다.
cctv를 보면
저희 아이가 한 모금을 마시고 두 모금 째 마실 때 토했었고
다른 아이의 밥을 먹이시던 선생님께서
그 토하는 모습을 보시곤 달려와서
입 속으로 본인의 손목까지 집어넣으시며 게우게 하였습니다.
크게 이슈화하고 싶지도 않았고
담임선생님께서 저희아이를 진심으로 예뻐해주셨었기에
속상하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슴에 묻고 지내기로 했고
(무언가의 보상은 1원도 받지 않았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중에 합의금을 받았다는 하실까봐 적습니다. 전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지내고 있지만
작년부터 사진을 찍어봐야 되나 고민중이였었습니다.
전문가님들 입장에서
이제라도 확인 차 속을 검사해보는 게 좋다고..
아님 그 거 마셨다고 탈 날 일이 전혀 없다고..
어떤 말이라도 좋으니 듣고 싶습니다.
그 때 응급실 당직 선생님께
원액을 마시면 어떻게 되나요? 라고 여쭤봤을 때
식도가 타들어가지 않았을까요? 라고 답을 하셨거든요.
그 말이 맞는건가요?
아님 전문의가 아니셔서 잘 못 알려주신걸까요?
박지은님 안녕하세요.
안심청소 유한락스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과거의 아픈 상처에 대해서
이제라도 용기를 내시고
저희에게 문의하신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존경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의 안내를 검토하신 후
자녀 분과 여전히 식도 등에 불편감이 느껴지는지
대화해 보시길 부탁드립니다.
1.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3살 아이의 한 모금은
물리적으로 매우 소량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그 이후에 특별한 외과적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면
단지 당시에 점막이 자극받았던 것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이의 상처 만큼 혹은 그보다
박지은님께서 당시에 받으셨을 충격과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하는
죄책감에서 벗어나시기 위해서는
저희의 안내를 세심하게 살펴보시고
내시경 검사를 해보시는 것도
고려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2.
일반적인 음독 사고에 관해서
저희가 알고 있는 정보를 아래와 같이 공유해 드립니다.
락스 음독사고가 발생하면 토하게 해서는 안됩니다.
섭취하여 식도를 넘어가면서 1차 염기성 화상을 발생시킨 락스가
토하면서 다시 식도를 거치게 되기 때문에
식도를 다시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락스 음독의 경우,
위세척의 효과가 입증되지 않아서,
당시에 시간이 지체되지 않았어도
위세척을 실시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이후로 구체적인 통증을 호소하지 않는다면
영구 장애나 만성 부작용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흡입이 아닌 섭취사고이므로,
기도나 폐손상 가능성은 없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잘 아시듯이
자녀분이 식도로 들이키는 순간
자율신경계의 작용에 의해서
기도는 폐쇄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관련된 위험성을 고의로 은폐한다고
의심하거나 걱정하실 수도 있으므로
저희 회사와 전혀 무관한 대한응급학회지의
락스 음독에 관한 연구자료를 첨부해 드립니다.
꼼꼼히 직접 읽어보시는 것이 최선이지만
혹시라도 딱딱한 학술 자료의 내용이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으므로 간략히 요약해 드리면
오히려
차아염소산나트륨(락스) 음독은 다른 물질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구강 및 식도 화상, 위장관 자극 증상 등을 일으키며,
조직의 광범위한 괴사나 협착은 드문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영구적인 장애나 합병증은
발생되지 않았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자녀분께서
4년이 경과하는 동안 특별한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당시에 식도나 위장관에 상당한 손상이 발생헸거나
시간이 흐르며 영구 손상으로 악화되었다면
이제 겨우 7살인 아이가
지난 4년간 참을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은
쉽게 공감하실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상처는 몸에만 생기지 않을 뿐더러
마음에 생길 때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곤 합니다.
따라서
주변의 내과 전문 병원을 방문하셔서
저희의 안내와 자녀 분의 의견을 종합하여 알려주시고
식도나 위에 손상이 있는지 정확히 확인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정밀 점검에서 특이 사항을 발견하지 못하셨어도
자녀 분에게도 그 당시의 충격이 마음 속에 아직 남아있는지
세심하게 확인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도달하셔야 하는 목표가
이상이 없다는 진료와 함께
그러한 진료를 토대로 한 가족의 안심이기 때문입니다.